『천년의 향기』
《죽간시집》1. 自警 / 자경 스스로에게 경계함
自警 / 자경 스스로에게 경계함
求道貧猶樂 구도빈유락 - 도를 추구하면 가난도 오히려 즐겁고
看書俗與소 간서속여소 - 책을 보면 세속(世俗)과는 멀어지는 법.
此心操不舍 차심조불사 - 이 마음을 잡아 버리지 말아야 하는 건
然後復其初 연후복기초 - 그래야만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
* 操不舍(조불사) : ≪맹자≫에서 “잡아두면 남아있고 버려두면 사라져버리고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들어 그 가는 곳을 알지 못하는 것은 오직 마음을 두고 이르는 것이다.(操則存 舍則亡, 出入無時 莫知其鄕 惟心之謂與)”라고 하였다.
이 시는 죽간 선생이 스스로에게 경계한 좌우명(座右銘)과 같은 시로 전체 시의 서시(序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죽간 선생이 서시로 삼고자 작정하고 이 시를 지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이 시집을 엮은이가 이를 맨 첫머리에 둠으로써 죽간 선생의 지향(志向)이 잘 드러나게 하였으니, 엮은이의 안목과 애정이 대단했다고 할 수 있다. 죽간 선생이 추구한 도는 당연히 유가(儒家)의 도이고, 죽간 선생이 읽은 책 역시 유가의 경전(經典)이었을 것이다. 마음을 다잡아 초심(初心)으로 돌아가리라고 한 죽간 선생의 다짐을 통해 우리는 옛 선비들이 가슴속에 품었던 고원(高遠)한 이상(理想) -그것은 성현의 경지에 이르리라는 것이다.- 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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