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향기』
《죽간시집》6.戒酒 - 계 주
戒酒 계 주 - 술을 경계함
宣尼不及亂 선 니 불 급 란 - 공자는 어지러운 데 이르지 않았고
大禹遂踈儀 대 우 수 소 의 - 우임금은 마침내 의적을 멀리하셨지.
千古垂深戒 천 고 수 심 계 - 천고토록 깊은 경계 드리웠나니
聖人豈我欺 성 인 기 아 기 - 성인께서 어찌 우리를 속이실까?
* 宣尼(선니) : 한(漢)나라 평제(平帝) 때 포성선니공(褒成宣尼公)으로 추시(追諡)된 공자(孔子)를
가리킨다.
* 不 及亂(불급란) : ≪논어(論語)·향당(鄕黨)≫에서 공자(孔子)에 대하여, “술을 마심에는 일정한
주량이 없었으나 정신이 어지러워지는 데에는 이르지 않았다.〔唯酒無量 不及亂〕”고 하였다.
* 大禹(대우) : 하(夏)나라의 우(禹)임금을 높여 칭한 말이다.
* 踈儀(소의) : 의적(儀狄)을 소원하게 대하다. 의적은 우임금 때에 술을 잘 빚었던사람이다.
우임금 이전까지는 감주(甘酒)만 있고 술은 없다가 우임금 때에 이르러 의적이 술을 만들어 바치자
우임금이 마셔 보고 이르기를, “후세(後世)에 반드시 술 때문에 나라를 망치는 자가 있을 것이다.”
라 하고는 마침내 의적을 멀리했다고 한다.
*술이란 잘 마시면 더할 수 없이 요긴한 약이 되는 것이지만, 잘못마시면 모든 것을 앗아갈 수도
있는 치명적인 독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옛 성현들이 그 폐해의 심각성을 일찍이 알았기에
이를 경계한 것이거늘 어찌 그 말이 허언(虛言)이겠는가고 반문(反問)하였다.
月下獨酌 월하독작(2) / 李 白
- 달아래 홀로 술마시며-
天若不愛酒(천약불애주) 하늘이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酒星不在天(주성부재천) 주성(酒星)이 하늘에 있지 않을 거고,
地若不愛酒(지약불애주) 땅이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地應無酒泉(지응무주천) 땅에 주천(酒泉)이 없었을 거야.
天地旣愛酒(천지기애주) 하늘과 땅도 술을 사랑했으니
愛酒不愧天(애주불괴천) 내가 술 사랑하는 건 부끄러울 게 없지.
已聞淸比聖(이문청비성) 옛말에, 청주는 성인과 같고
復道濁如賢(부도탁여현) 탁주는 현인과 같다고 하였네.
賢聖旣已飮(현성기이음) 현인과 성인을 이미 들이켰으니
何必求神仙(하필구신선) 굳이 신선을 찾을 거 없지.
三杯通大道(삼배통대도) 석 잔이면 대도(大道)에 통할 수 있고
一斗合自然(일두합자연) 한 말이면 자연과 하나 되는 거라.
但得酒中趣(단득주중취) 다만 술 마시는 아취(雅趣)를 느낄 뿐
勿爲醒者傳(물위성자전) 깨어 있는 자들에게 전할 거 없네.
세상살이 풍파속에 지쳐가는 세월의 나그네들, 그들의 벗은 당연 술일게다.
당대의 시인이며 술을 즐겼던 이태백,
그는 결코 술을 슬픔을 달래거나,
허무감에 젖어 술을 먹지는 않았다고 한다.
남자답게 호쾌하게 술을 마시면서도
천하의 대도와 통하는 길을 물으며
술을 먹어도 남자답게 스스로 강함을 추구했다고 전해진다.
술은 누구나 다 먹을 수는 있겠지만
아무나 다 唯酒無量 不及亂의 경지에 이르는 것은 아닐게다..
술과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이태백의 아류로 생각하고 그의 경지를 동경하곤
하였는데,
그는 월하독작(月下獨酌) 이란 시에서 "석잔이면 큰 도(大道)에 통하고 한말이면 자연과
어우러진다" 하고 읊으며 취중의 호연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 진면목은 태백의 시 월화독작에서 잘 드러난다.
月下獨酌 월하독작 / 李白
- 달아래 홀로 술마시며-
花間一壺酒(화간일호주) - 꽃 속에 술 한 병이 있어
獨酌無相親(독작무상친) - 친구도 없이 혼자 술을 마신다.
擧杯邀明月(거배요명월) - 잔을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여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 그림자를 대하니 셋이 되었네月旣不解飮(월기불해음) - 달은 원래 술을 마실 줄 모르고 影徒隨我身(영도수아신) - 그림자는 내 몸을 따라 다닌다.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 - 달과 그림자를 잠시 벗하여 行樂須及春(행락수급춘) - 마땅히 이 봄을 즐겨보리라.我歌月徘徊(아가월배회) - 내가 노래하니 달은 노닐고 我舞影凌亂(아무영능란) -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어지러이 춤춘다.醒時同交歡(성시동교환) - 깨어있을 때는 같이 기뻐하고 醉後各分散(취후각분산) - 취한 후에는 각기 흩어진다.永結無情遊(영결무정유) - 시름없는 이 정을 길이 맺어 相期邈雲漢(상기막운한) - 먼 은하수에서 만나기를 기약하노라.
조선시대 정겨운 술에 대한 이야기
정조대왕이 백성과 소통하는 술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불취무귀.불취불귀 (不醉無歸.不醉不歸) ;
수원 화성을 쌓느라 고생한 석공과 노동자들에게
정조대왕이 수고했다 하며 손수 술한잔 따라주며 했던 말이란다.
백성들 모두가 풍효롭게 살면서 술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주겠다는 의미로 정조대왕이 한말이다.
오늘날 각박하고 양극화된 이 시대 우리들의 현실속에서
그져 꿈같은 이야기,, 부러운 과거로의 회귀를 꿈꾸게 한다.
세상에 술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많다.
세계최초의 술을 원주(猿酒)라 하는데 이 술은 사람이 만든게 아니란다.
원숭이가 과일이나 열매를 나중에 먹으려고 비축하기 위해
움푹패인 나뭇나 바위틈에 넣어 놓은 것이 자연적으로 발효가 되었는데,
그것을 먹어본 사람이 그 맛이 취해 계속 만들어 먹게되어 유래되었다고 한다.
폭탄주의 원조는 보일러 메이커(Boiler Maker) 라는 술인데
온몸을 취기로 끊게 하는 술이란 뜻으로 미국에서 유래되었다고 하고
공장이나 탄광, 부두가, 벌목장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힘들고 고된 하루 일을 마치고 난 후 싼 값에 빨리 취할 수 있는
폭탄주를 만들어 마셨다는데 이것이 보일러 메이커라는 것이란다.
주만다반(酒滿茶半),
중국에서는 술을 권할 때 잔에 가득 따르는 것이 존경의 표시여서
술을 한 모금만 마셔도 첨잔을 해서 권하지만 잔은 절대로 돌리지 않는단다.
반면에
차를 권할 때에는 차를 가득 따르면 업신여기는 것으로 생각하므로
차는 반잔만 따라 주는 주법과 차 법이 있단다.
또 주불성례(酒不成禮) 라 하여 술이 없으면 예를 다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술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항상 즐긴다.
중국에는 유명한 두강주(杜康酒)가 있는데 참으로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는 두강취유령(杜康醉劉伶)이라 한다고 하는데,
2500년전 동주시대에 두강이라는 양조기술자가 있었는데 용문(龍門)을 떠나
이수(伊水)근처 복우산(伏牛山) 기슭의 물이 좋아 그곳에서 두강산장이라는
집을 짓고 두강주를 만들었는데 술맛이 너무 좋아 임금도 이 술을 맛보고
흡족하여 어용주(御用酒)로 지정하고 두강을 주선(酒仙)이라는 칭호를 내리고
이곳에서 나는 샘을 주천(酒泉)으로 불렀다.
어느 날 죽림칠현중의 한 사람인 유령(劉伶) 이라는 사람이 두강산장을
지나다가 문 앞에 써져있는 글을 보게 되는데,
猛虎一杯山中醉(맹호일배산중취) 맹호도 한잔이면 산속에서 취하고
蛟龍兩杯海底眠(교룡양배해저면) 이무기와 용도 두 잔이면 바다 속에 잠든다.
라는 문구를 보고 남자의 호기가 발동하여 한잔만 마셔도 인사 불성되는 술을
연거푸 3잔을 마시니 거의 혼절하다시피 하여 그 귀한 두강주 술독을 깨트리고
집으로 가서 사흘을 못 일어나더니 숨을 거둬 관에 넣어 매장을 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후 두강이 유령의 집에 찾아가 술값을 달라하니
유령의 부인이 당신이 만든 두강주를 먹고 남편이 죽었는데 술값은커녕
관청에 고발한다고 난리를 쳤다.
그러자 두강이 말하기를 유령이 두강주 3잔을 마셨기 때문에 3년이 된 지금도
잠을 자고 있으니 묘를 파보면 살아 있을 거라하여 묘를 파보니 과연 유령은 긴 잠에서 깨어나며
아직까지도 입에서는 술 냄새를 풍기면서 일어나더라는 것이었다.
술맛도 좋고 근심을 잊게 하는 두강주를 삼국지의 조조(曺操)가 많이 애용했었는지
적벽대전을 앞두고 ‘단행가’ 라는 시를 지었는데 여기에 두강주가 나온다.
短歌行(단가행) / 曹操(조조.조맹덕)
對酒當歌 人生幾何 (대주당가 인생기하)
술을 마주하고 노래 부른다. 인생살이 얼마더냐?
譬如朝露 去日苦多 (비여조로, 거일고다)
아침이슬 같으리니, 지난날의 많은 고통.
慨當以慷 憂思難忘 (개당이강 우사난망)
슬퍼하며 탄식해도, 근심 잊기 어렵구나.
何以解憂 唯有杜康 (하이해우 유유두강)
어떻게 근심을 풀을까? 오직 술(두강주)뿐일세. (중략)
조조의 단행가에 맞서 백거이(白居易)의 대주(對酒)를 보며 안빈낙도하는 긍정의 삶도 느껴 본다..
對 酒(대주) / 白居易
술한잔을 앞에두고 / 백거이
蝸牛角上爭何事 (와우각상쟁하사)
달팽이 뿔같은 좁은 곳에서 싸워서 무엇하리
石火光中寄此身 (석화광중기차신)
부싯돌 튕기는 불꽃처럼 짧고 짧은 나의 생애라
隨富隨貧且歡樂 (수부수빈차환락)
부자든 가난하든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不開口笑是癡人 (불개구소시치인)
입벌리고 웃을 줄 모르면 그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이지
점점 멀어져가는 현 시대의 인정머리 속에서 오늘도 우리는 한 잔의 술에 취하며,
찌든 삶의 무게가 어려웠던 시절,
그래도 살갑게 이웃과 소통하며 인정머리가 살아있던 그 옛날로 돌아가는 몽환적 꿈을 꾸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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